구매처: 영창뮤직? 구매 날짜: 2015년 7월 25일
구매 모델: M210 WH
영창 커즈와일 피아노 M210 후기
6년 만인 것 같습니다. 오랜 피아노를 해체하고 떠나 보낸 이후, 줄곧 새로운 피아노를 기다렸지요. 그 기다림의 시간동안, 저는 피아노 건반의 무게가 제 삶의 무게를 덜어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. 피아노가 우리 집의 일부였을 때, 언제든 마주보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88개의 마음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. 지금, 집안 가득 피아노 소리가 향기로운 것이, 그 위에 차진 치즈처럼 뿌려지는 웃음소리가, 제가 상상했던 모습을 꼭 닮았습니다. 나무의 결을 간직한 이 하얀 피아노가 다시 우리의 일부가 되었습니다.
동생과 제가 피아노 앞에 자주 앉습니다. 저는 오후까지 바쁜 대학생이고, 동생은 학교에서 야자를 하는 고등학생이죠. 마음은 업라이트피아노를 놓고 싶었지만, 현실 여건을 고려하여 밤 늦게까지 연주할 수 있는 디지털피아노를 선택하였습니다. 저는 업라이트피아노만을 연주해왔기 때문에 사실 디지털피아노가 썩 내키지는 않았습니다. 이는 악기 브랜드의 차이가 아니라 피아노 종류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. 그도 그럴 것이, 동생이 무척 좋아하는 양인지라 피아노가 도착하자마자 앉아서 이것저것 연주를 해 보는데, 저도 그 예쁜 색감을, 가지런한 건반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.


저는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피아노와 함께합니다. 6년 만에 돌아온 건반의 감촉이라 어색해진 부분이 있을 테니까요. 저보다 시간이 많은 동생은 방학 동안 깨어있는 모든 시간을 피아노 앞에서 보내는 듯합니다. 열정이 기특하지요. 더 늦었으면 동생은 끝을 알 수 없는 메마른 사막에서 신기루만을 쫓고 있었을지 모릅니다. 그렇다면 피아노는 사막 한 가운데에 흐르는 오아시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.
우리는 의정부 신세계 백화점 내에 있는 영창뮤직에서 피아노를 구매하였습니다. 참 밤톨처럼 아기자기하게 잘 생기신 직원분께서 여러 모델을 비교하여 설명해 주셨습니다. 다양한 모델이 전시되어 있었고, 비교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. 여기에서 우리 가족은 하얀색, 그리고 조건이 가장 좋았던 M210을 선택했죠.
피아노가 집에 온 지 며칠이 지났습니다. 우리집 분위기가 점점 밝아져 갑니다. 사실 영창 커즈와일 피아노의 사양이나 탑재 기능같은 것들은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. 저는 그런 눈에 보이는 것 말고, 마음으로 보이는 것들을 이야기합니다. 우리 삶에 다시 부드러운 피아노의 선율이 흐르는 여유가 생겼습니다. 가족이 서로에게 칭찬하고 공감해 줄 것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. 공부에 지친, 과제에 지친 몸과 마음을 토닥여 줄 친구가 생겼습니다. 악기는 사람을 가꿀 줄 압니다.
앞으로가 무척 기대됩니다. 이 피아노와 무엇을 할 수 있을까. 어떤 더 대단한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. 저만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닐 것입니다. 커즈와일 피아노를 구매한 모든 분들이 아마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죠. 행복한 고민일 것입니다. 이 피아노가 과연 나를 어떻게, 얼만큼이나 가꾸어 줄까. 설렙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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